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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드라마] 기무라타쿠야 체인지- 한국 정치인과 체인지 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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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본뉴스 2008. 7. 4.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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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하게 생활하는 국민들보다 국가가 더 대단한 건가요? 관료가 더 대단한 건가요? 저는 국민들과 약속했습니다. 국민들과 같은 눈높이에서 정치를 할 것을 말입니다.”

아니, 누가 저렇게 바른 말을 했을까? 현재 일본 후지TV를 통해 방영 중인 드라마 ‘체인지 Change’의 아사쿠라 케이타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주인공을 맡은 기무라 타쿠야는 지난 10년 이상 동안 일본을 대표하는 남자 배우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일본 최고의 특급 스타다.

일본 역시 한국처럼 정치 드라마는 큰 인기를 누리지 못하는 금단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한국 이상으로 비리와 꼼수가 설치는 노인 정치의 1번지인 일본의 현실을 반영하는 것.

그런데 ‘체인지’는 조금 달랐다. 평균 시청률 23%를 넘긴 첫 회 이후, 6회까지 방영된 지금까지 승승장구 중이다. 정치라면 진저리를 치는 일본 국민들을 TV 앞으로 불러모은 힘은 뭘까? 바로 ‘시청률의 남자’ 기무라 타쿠야가 연기하는 ‘참 정치인’ 아사쿠라 케이타다.

日 국민들을 TV 앞으로 끌어들인 힘은

아사쿠라 케이타는 정치와는 전혀 관계가 없던 일본 시골의 초등학교 교사였다. 후쿠오카 중의원이던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얼떨결에 그 지역 보궐 선거에 후보로 출마, 기적적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된다. 그의 행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섹스 스캔들로 사임한 총리 대신의 빈자리를, 그가 채우게 되는 것이다. 초선으로 불과 마흔도 채 넘기지 않은 신출내기 의원이 한 나라를 대표하는 총리 대신이 된다.

물론 여기에는 다분히 음모가 숨겨져 있다. 인기가 땅을 친 집권 여당의 노회한 실세 칸바야시 의원이 아사쿠라를 내세워 분위기 반전을 꾀하려 하는 것. 아사쿠라의 인기를 등에 업고 3개월 후에 있을 국회의원 총선에서 과반수 이상을 달성하면, 아사쿠라의 효용 가치는 그걸로 끝이라는 생각이다. 칸바야시는 철저히 아사쿠라를 ‘얼굴 마담’으로 이용하고 결국은 자신이 총리가 될 속셈을 가진 야심가다. 그러나 그의 생각처럼 아사쿠라는 그리 녹녹한 사람이 아니다.

현재까지 방송된 ‘체인지’의 에피소드들은 감동스러울 정도로 바람직한 정치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아사쿠라는 강 상류에 건설된 댐으로 어업 조업이 불가능해진 어촌 주민을 위해 엄청난 금액이 드는 국가 배상을 결정하기도 하고, 너무 많은 수의 고양이를 키워 집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한 소시민의 이야기를 들어주기도 한다.

특히 전년도에 비해 20% 증가한 무자비한 농산물 수입을 요구하는 무례한 미국 협상단 앞에서, 다분히 ‘나이브’해 보이던 아사쿠라 총리는 그들에게 강한 한 마디를 날린다. “제가 자국의 이익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 것처럼, 당신들은 귀국의 이익을 먼저 고려해야 하겠지요. 양국이 충돌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런데 이것 하나 생각해 봅시다. 과연 두 나라가 싸우는 것이 양국의 이익에 도움이 될까요? 그래도 만약 싸워야 한다면 그래야겠죠. 나는 일본 국민들을 지킬 책임이 있는 총리 대신이기 때문입니다.”

누구의 그것과 비교될만한, 기막히게 멋진, 하지만 당연한 말이다. 자꾸만 안을 돌아보게 된다.

지난 100일이 1000일처럼 느껴지는 힘겨운 시간들을 보내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들이 아사쿠라 케이타 같은 정치인을 바라는 것은 과연 얼토당토않은 일일까? 아쉽지만 현재로선 그렇다.

영화 칼럼리스트 태상준 (birdcage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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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ermedia.net/news/newsdetail.php?ver=new&uid=10444&ho=416&category=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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